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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비부숙도 검사 D-30'...민원에 발목 잡힌 마을형공동퇴비사사업

2021-02-25 16:3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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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업경제신문=최문석 기자] 가축분뇨를 공동처리하는 마을형공동퇴비사 지원사업이 위기에 놓였다. 정부가 분뇨 악취를 줄이기 위해 소규모 농가에 퇴비사 건설비를 지원하는 정책이지만, 정작 주민들의 민원 때문에 진척을 보지 못 하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지역 내 민원 발생 여부를 따져 사업지를 선정 중이란 입장이지만, 농가들은 퇴비사를 짓고 싶어도 지역 내 민원이 끊이지 않아 사실상 사업 좌초위기에 놓였다. 이에 농업경제신문이 마을형공동퇴비사 사업과 관련한 팩트를 알아봤다.

마을형공동퇴비사 지원사업'이 뭐길래?

마을형공동퇴비사 지원사업은 마을에 공동 퇴비사를 짓는 걸 도와주는 사업이다. 축산 농가는 가축분뇨를 적절히 부숙(분뇨가 발효된 상태)해 뿌려야 한다. 부숙이 잘 이뤄지지 않으면 악취가 심하고, 유해 미생물이 자랄 조건을 갖추면서 환경오염이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소규모 농가들은 분뇨를 부숙할 수 없는 열악한 환경에 처해 있다. 한국낙농육우협회가 700농가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응답자 66.2%가 축사 등 환경문제 개선을 위한 비용부담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정부는 마을이 함께 사용할 공동 퇴비사의 증축비를 덜어주겠다는 것.

농식품부 한 관계자는 "비용 부담 때문에 퇴비사를 짓지 못 하는 농가가 상당하다"면서 "환경을 위해서라도 퇴비사 설치는 필요한 상황"이라고 취지를 설명했다.

지원비는 최대 2억원으로, 마을 단위나 분뇨를 대행 처리하는 유통전문조직이 신청할 수 있다.

한 달 앞으로 다가온 퇴비 부숙도 의무검사

정부가 사업을 중점 추진하는 이유는 가축분뇨법과도 관련이 깊다.

농가는 내달 25일부터 분뇨를 부숙한 뒤 지역 내 농업기술센터에서 '퇴비 부숙도 검사'를 받아야 한다. 축사 면적 1500㎡이상인 곳은 부숙 완료된, 그 미만은 부숙 중기 이상된 퇴비를 살포해야 한다. 받지 않으면 농가는 최대 과태료 200만원을 물어야 한다.

그간 농가는 '퇴비 부숙도 검사 의무화'를 하는 가축법 개정 계도기간을 보장받았지만 이제는 그 기간이 곧 만료되면서 법을 지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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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자체, "극심한 민원에 사업 포기했다"

분뇨 관리법은 크게 개별처리와 위탁처리가 있다. 개별처리는 각 농가별로 퇴비사에서 우분을 부숙한 뒤 살포까지, 위탁처리는 민간사업자가 농가의 우분을 받아 퇴비로 제작, 뿌리는 걸 말한다.

친환경공동발효센터가 대표적인 위탁처리시설로, 우분을 퇴비로 바꾸고 있다. 여기서 맹점은 위탁처리하려면 분뇨를 1차로 저장할 공간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소규모 농가가 있는 군·면단위 지역은 이마저도 여의치 않은 상황이다. 마을 안에서도 건립을 두고 반발이 크기 때문이다.

농식품부에 따르면 재작년 마을 공통퇴비사업에 공모를 신청한 사업자는 39곳으로, 이 중 절반에도 못 미치는 14곳만 선정됐다. 14곳만 승인된 이유는 지역 내 반발이 커 사업 자체가 무산된 사례가 많기 때문인 것으로 파악됐다.

본지가 옥천군과 정읍시, 장흥군에 문의한 결과, 지역 내 민원을 이유로 사업 포기 또는 무산된 것으로 파악됐다.

옥천군청 한 관계자는 "대규모로 분뇨를 처리하는 경축순환자원센터는 현재 가동 중"이라면서도 "개별 농가를 지원하는 공동퇴비장 사업은 주민의 반대가 심해 사업을 중도 포기했다"고 말했다.

정읍시청 관계자도 "주민 동의를 받으려고 했지만 민원이 많아서 정부에 사업비를 반납한 상태"라고 설명했다.

이 때문에 위탁처리시설이 없는 마을은 분뇨 부숙에 차질을 빚을 수 있는 것이다.

물론 정부는 민원 문제 발생을 예상하고, 사업자 선정 과정에서 '민원 발생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 사업요건에 따르면 신청할 때는 사업자의 사업계획서, 인접 지역대표 사업추진 동의서, 참여농가 동의서가 필요하다. 정부는 사업 참여 의향이 있는 지역 내 농가의 동의가 없으면 사업 자체를 선정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문제는 마을형공동퇴비사사업이 기존 위탁시설을 일정 부분 대체하기 위해 새로 추진 중인 사업이란 점이다.

기존 위탁사업인 가축분뇨공동자원화시설 지원사업은 14년째 진행 중이고, 마을형공통퇴비사사업은 만 3년이 안 된 신생 사업이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마을 내 이권다툼 때문에 지역 내 민원이 발생하는 점은 어느정도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면서 "관련 사업이 진행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최문석 기자 munfarm@thekp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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